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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도 성실함도 없는 그들만의 잔치 ② 거리예술제

기사승인 [232호] 2021.10.16  15: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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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횡성한우축제] ② 거리예술제

전문성도 성실함도 없는 그들만의 잔치
축제홈페이지에 프로그램 소개도 없어, 안내도 부실, 행사장 입구엔 철지난 현수막 버젓
허술한 기획에 주관 단체의 불성실까지 더해져

거리예술제는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시화, 그림, 사진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 장소는 횡성전통시장, 횡성호 망향의 동산 3곳. 횡성문화체육공원은 횡성문화재단이 직접 전시 작품 설치를 주관했다. 참여 단체는 8곳으로 초설회, 월목색회,백합영상회,민사모,그림풍경,미소회, 마음의 소리, 횡성시낭송예술원이다. 횡성전통시장은 한국문인협회 횡성지부와 한국미술협회 횡성지부가, 횡성호숫길은 횡성문학회가 각각 맡았다. 횡성요리주간과 마찬가지로 방문객이 전시회 장소를 찾아 사진으로 인증하면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그러나 횡성문화재단이나 횡성한우축제 홈페이지에는 거리예술제에 대한 소개나 이벤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20만원 상당의 횡성한우선물세트를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하지만 축제홈페이지에 소개할 만한 프로그램도 아니고 주관 단체에 사업비를 준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긴 탓일까. 거리예술제가 열리는 현장은 단순한 작품 나열에 불과해 전시회라고 이름하기 민망했고 행사에 대한 안내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단순히 횡성한우를 많이 판매하기 위한 할인판매행사가 아닌 문화관광축제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횡성문화재단이나 단체들의 자기만족 행사가 아닌 보다 정교한 행사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횡성전통시장

횡성문화재단 측은 횡성전통시장 거리예술제에 대해 시장 안 곳곳에 전시된 작품들을 숨바꼭질하듯 찾아보는 재미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시장경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내세운 명분과 달랐다.

거리예술제 이벤트를 알리는 안내 현수막은 북문~남문의 중앙 통로 상단에 각각 1개씩 있을 뿐이었는데 위치가 높아 현수막이 있는 것을 모르는 상인과 고객이 많았다. 그마저도 앞뒤가 반대로 걸려 있어 시장 외부를 지나는 이들은 물론 북문이나 남문으로 들어온 방문객들은 시장 안에서 거리예술제가 열린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왼쪽/거리예술제가 열리고 있는 횡성전통시장. 행사안내 현수막이 앞뒤가 반대로 달려있다. 횡성문화재단측은 “통로 중앙의 구조물 때문 에 반대로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출입구로 들어온 이용객은 현수막 뒷면을 보 게 돼 내용을 읽을 수 없고 통로 중앙을 지나 달려있는 뒤쪽 현수막은 중앙 구조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문화재단은 기자의 지적을 받은 뒤 8 일 현수막을 고쳐 달았다.

횡성문화재단은 횡성희망신문 기자가 이같은 점을 지적하자 “중앙통로 상단의 구조물 때문에 현수막 앞뒤를 반대로 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나 8일 현수막의 앞뒤를 바로잡아 걸었다.

거리예술제를 알리는 입간판 안내문도 서문 1곳 시장 안쪽에만 세워져 있어 지나는 주민이나 횡성방문객을 시장 안으로 이끄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횡성시장의 크고 작은 출입구은 14곳. 이들 출입구에 거리예술제를 알리는 안내포스터나 “시장 안 숨은 그림 찾기”의 호기심을 유발할 안내문은 전혀 없었다.

거리예술제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은 서 문 쪽에 유일하게 1곳 있지만 시장 안쪽에 있 어 소비자를 행사장으로 이끄는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횡성시장을 전시회 장소로 선택한 횡성문인협회와 미술협회가 사업비를 받아 작품을 설치한 이후 한번이라도 현장을 살펴보았는지, 문화예술 이벤트에 대한 최소한의 전문성과 관심, 전시회 전문공간이 아닌 삶의 현장으로 소비자를 찾아가는 의미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 횡성호 망향의 동산

횡성호 망향의 동산은 더욱 심각했다. 평소 주말과 휴일에도 방문객이 많은 횡성호숫길은 개천절 연휴를 맞아 방문객이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거리예술제 행사장은 호숫길이 아닌 횡성호 망향의 동산. 호숫길 방문이 주 목적인 방문객의 발길을 이끌 ‘공간의 힘’을 갖지 못한 곳이다.

거리예술제를 알리는 입간판도 호숫길로 가기 위한 데크 초입에만 있어 호숫길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었다. 안내판만 엉뚱한 곳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행사장인 망향의 동산 입구에는 9월 한 달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횡성문학회의 자체 행사인 “2021년 가을시화전: 바람과 풀의 노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철지난 행사 현수막에 주차차량들이 입구를 가로막고 있어 거리예술제 현장이라고 알기 어려웠다.

개천절 연휴를 맞아 많은 방문객이 횡성호숫 길을 찾았지만 거리예술제 안내판은 횡성호숫 길 계단 입구에 있고 거리예술제 현장인 망향 의 동산 입구에는 철지난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업비를 받은 횡성문학회도, 거리예술제를 총 관리감독해야 할 횡성문화재단도 철지난 현수막과 엉뚱한 곳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관심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횡성호숫길 작품전시를 맡은 횡성문학회는 거리예술제를 망향의 동산에서 하겠다며 사업비를 받아 9월에 전시했던 작품에 30여점을 추가 제작했다고 한다. 개당 2만 원을 추가 지원받아 만들었다는 시화 작품은 크기도 작아 가독성이 떨어졌고 품질도 조악했다.

횡성문화재단은 횡성희망신문 기자의 지적을 받고서야 철지난 현수막을 철거하고 안내판을 망향의 동산 입구 계단 위로 옮겼다. 주차한 차량들이 입구를 가리고 있어도 망향의 동산이 거리예술제 행사장임을 알 수 있는 위치다. 

 

▲ ​횡성문화체육공원

 

횡성문화재단이 직접 전시 작품을 제작하고 진행한 횡성문화체육공원은 온라인 횡성한우축제를 송출하는 오픈스튜디오 옆 넓은 공간에 작품들이 설치돼 공원 이용자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주었다. 참여 단체도 8곳에 달해 시화와 사진, 그림 등 100점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110x120의 대형으로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잔디밭에는 주민들이 작가와 공동작업한 철사공예 작품이 설치되어 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8개 단체의 대형 작품 사본이 100점이나 되지만 단순히 단체별로 작품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해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 민망하다.

그러나 참여단체의 작품은 단체별로 각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것에 그쳤다. 주민들이 공동작업한 철사공예작품은 관람객의 동선이 분리되어 있어 전시 작품 중 하나라는 연결성이 부족하고 공원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가 어려웠다. 주제를 갖고 기획 전시하고 작품을 선별, 배치하는 전문성이 아쉬운 지점이다.   

 

주민들이 작가와 공동작업한 철사공예작품들(붉은 원). 단체들의 사본 작품 전시와 동선이 분리되어 있어 전시작품의 하나라고 알기 어려웠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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