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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와 부동산 정책

기사승인 [173호] 2019.04.23  15: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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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문제 있는 고위 공직자가 임명되고 있는 현실...부동산 투기의 단 맛을 본 그들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올 수 없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 국회에서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기 위해 인사청문회법이 도입된 2000년 이후 청문회는 권력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장관을 하겠다는 자들의 부정과 부패들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분노하며 TV 앞을 떠나지 못했고 이들이 줄줄이 낙마했던 기억들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질 없음이 판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임명 강행 등으로 이 법의 취지는 무색해 졌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의식하여 7대 인사기준을 만들었으나 그 기준은 처음부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전히 문제 있는 고위 공직자가 임명되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지금의 인사청문회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인사청문회도 두 후보자가 이미 낙마하기는 했지만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임명 감행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41%로 취임 초에 비해 반 토막 나있지만 전혀 거리낌이 없다.

이번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다수가 다주택자이며, 농지법 위반, 위장전입, 다운계약, 꼼수 증여 등 온갖 투기사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낙마하기는 했지만 부동산 정책을 관장해야 할 국토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주택을 통해 2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한다. 진영 행안부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도 75억원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방식과 비슷한 용산 재개발로 인한 시세차익도 16억 수준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런 흐름의 결정타는 역시 김의겸 대변인이었다. 청와대의 입이라 할 수 있는 그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치루고 있던 지난해 7월 10억원의 대출을 끼고 25억원의 상가 주택을 매입한 것이다. 이것이 밝혀진지 하루 만에 사퇴하기는 했지만 현 정부가 얼마나 부동산 투자라는 말로 포장되어진 부동산 투기에 대해 관대하고 인식이 부재한지 잘 알 수 있다.

그의 사퇴의 변을 보면, “그간 집도 절도 없는 처지에서 노후대비를 위한 것이었을 뿐이다.” “시세차익 보면 크게 쏘겠다. 농담이다.” 라는 말로 전혀 반성하는 태도가 아니었다. 잘못되지는 않았지만 단지 현 정권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사퇴한다는 태도였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과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현 정부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부동산 불패 신화에 빠져있다. 요즘 주춤하기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 16개월에 서울 아파트 값은 20%이상 폭등하고 전국의 부동산 값이 1천조원이 올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자를 계속 임명하고, 대변인이 부동산을 구매하는 것은 그들 내부에서 부동산 투기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소통수석의 “집 3채 가진 것이 무슨 문제인가?”라는 말이 그들의 인식을 대변하고 있다. 그들에게 부동산은 이미 가지고 있거나 어떻게든 갖춰야할 미덕인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부동산 투자라는 말로 포장된 투기에 대해 너무 둔감해져 버렸다. 초등학생의 미래 소망이 건물주가 되는 것이라 하고 이들의 소망이 용인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낮은 공시가격에도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낮은 보유세에도 둔감하다. 경실련의 자료에 따르면 낮은 보유세로 인해 지난 14년간 최소 70조원에서 최대 140조원이 징세 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수혜익은 대부분 서민이 아닌 재벌과 건물주가 챙겨간 것이다. 이 결과 대다수 서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부자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미 부동산 투기의 단 맛을 본 그들이 일반적인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올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정말로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들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고 부동산에 대한 강화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나 멀리 있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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