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우리가 좀비가 되면 괴물이 탄생한다

기사승인 [188호] 2019.12.05  17:10:08

공유
default_news_ad1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우리가 좀비가 되면 권력자는 정의와 공정의 대의를 배반하고 탐욕에 물든 괴물이 된다. 좀비는 되지 말자.

 

“누가 좌표를 찍었는지 저 극성스러운 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단체로 행패를 부린다. 저 뇌 없는 무리들의 아우성이 피곤할 뿐이다.”

얼마 전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최근 조국 교수에게 불리한 여러 언행들로 인해 공격을 받게 되자 페이스북을 닫으며 쓴 글이다. 그가 말한 ‘극성스러운 이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누군가가 찍은 좌표(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좀비 그 자체다.

좀비는 영원한 노예가 되어버린 살아있는 시체를 이르는 말이다. 인격과 영혼 즉 자아가 없고 오직 식탐만 있다. 그렇다고 인간보다 월등한 초자연적 신체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자아가 없기에 좀비는 사람처럼 노동의 고통에서 벗어나 타인과 교감하고 신분 상승을 꿈꾸는 등의 사회적 욕망이나 목표도 없고 타자와 교감도 할 수 없는 그래서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고뇌하지도 않는 존재다.

좀비의 이런 특징 때문에 자아와 정체성을 상실하고 무언가에 노예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이 종종 좀비에 비유되곤 한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힌 사람들을 좌좀(좌익좀비). 우좀(우익좀비)라 부르고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스몸비족(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라 부르는 것이 그 예이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불행하게도 이런 좀비들을 무한히 양산하고 사람들은 좀비들의 공격에 의해 좀비화(노예화)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을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는다.”며 한국당의 완전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또한 ‘내부를 향한 총질’이라는 좀비(?)들의 공격을 받아야만 했다.

진 교수와 김 의원을 공격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정의와 공정이라는 대의를 무시하고 ‘사람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충성을 바친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저당 잡힌 ‘정신적 노예’가 되어버린 사람들이다. 비판적 성찰 없이 특정인들의 말과 행동을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추종한다. 주인의 명령에 따라 흐느적거리며 움직이는 좀비와 다를 바 없다.

권력자들은 자신에게 충성하는 이런 좀비들을 활용해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 이를 위해 비판적 이성을 가지고 있던 수많은 시민들을 자신들의 좀비로 만들어 가고 있다. 광화문 광장과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 모인 그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여준다.

횡성은 내년 4월에 군수보궐선거가 있다. 보궐선거를 왜 하게 됐는가. 권력자의 잘못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억압하고 공격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부도덕한 권력자가 불법과 편법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다. 공정과 정의를 외면하고 사람에게 충성하는 이들은 1.2심 판단의 타당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부도덕한 권력자의 권력연장을 도왔다.

좀비들이 판을 칠수록 비판적 이성을 지닌 사람들은 공격 받고 상처를 입게 된다. 공동체 유지에 기반이 되는 정의와 공정의 대의는 무너지고 집단적 광기가 지배하는 사회가 된다.

우리가 좀비가 되면 권력자는 정의와 공정의 대의를 배반하고 탐욕에 물든 괴물이 된다. 좀비는 되지 말자. 그래야 괴물도 탄생하지 않는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