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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기사승인 [188호] 2019.12.05  17: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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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차단하는 것...정부는 화력발전소 등 오염물질 배출 기업들에 대한 규제 등을 포함한 대책 내놓아야

 

지난 20일 국립환경과학원은 한·중·일 세 나라가 공동으로 동북아 대기오염물질을 연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3국 정부가 함께 검토해 발간한 최초의 보고서로의 의의를 가지는 이번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중 국내 요인이 51%, 중국 요인이 32%이고, 기타 몽골 등의 요인이 그 뒤를 잇는다는 것이다. 한때 정부는 중국의 요인이 70%가 넘는다고 하며 국내 미세먼지 대책 수립에 미온적이었던 측면이 많았는데 이제 중국 탓만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중국 역시 주변국의 피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좀 더 진전된 대책을 내놓아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동안 책임 소재에 대해 추측만 난무하던 것에서 벗어나 발생 원인에 대해 국가별 책임을 규정했다는 점과 함께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전국 규모의 국가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2015년 대비하여 2018년에는 대한민국은 12%, 중국은 22% 감소하였다는 점이다. 중국도 자국의 오염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이며, 대한민국 정부 역시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여전히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나쁨으로 표시되어 매일 방송에 나올 정도로 주요 관심사이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개선된 점이 미미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날에만 관심을 갖고 평상시의 오염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에의 영향은 단기간의 고농도 노출에 의해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오염의 장기간의 노출에 의해서도 발생되는데 이는 관심 밖의 일이다.

그렇기에 정부가 앞장서서 좀 더 적극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현재의 일부 정책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9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가동한 지 30년이 지난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10기를 감축하고, 더 이상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를 짓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건설 중인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는 총 7기이며 그 규모는 문재인 대통령이 폐지하기로 한 노후 화력발전소의 두 배를 웃도는 7,260메가와트에 달한다. 심지어 삼척과 강릉 등에서 짓고 있는 6기의 화력발전소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민간 화력발전소로 기업의 이윤을 위해 더 많은 공해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지시킬 정도로 이의 위해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제조차 쉽지 않은 민간 기업에 미세먼지 배출권을 내준 것이다.

기업들에게는 면죄부를 주면서 미세먼지 대책은 개인들에게 넘기고 있다. 자동차 매연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차량 2부제, 노후 경유차 서울 도심 진입 제한 등의 대책이 그러하며,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 등이 그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스크는 일회용품이고 재사용이 안 되어 모두 소각하기 때문에 다시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고, 공기청정기는 적은 양이긴 하지만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전에 의한 미세먼지를 증가시킨다.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발생원은 기업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규제에는 미온적이고 마스크 회사와 공기청정기 회사의 판촉사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의 비중을 낮추고, 재활용 등 쓰레기 처리 시스템의 향상을 통해 지역사회에서의 쓰레기 소각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린이를 위해 이들이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학교와 놀이터는 번잡한 도로나 공장 등 오염원으로부터 떨어져 있게 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즉 미세먼지 대책은 발생원인의 차단이어야 하는데 현 정부의 대책은 이에 눈감은 채 단기간의 대책에 치중하고 있어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없다. 정부는 개인들에게 미세먼지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화력발전소 등 오염물질 배출 기업들에 대한 규제 등을 포함한 새로운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세먼지는 여전히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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