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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가 만사(萬事)가 되려면

기사승인 [202호] 2020.07.10  15: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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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군수는 줄 세우지 않고 공무원들은 줄 서지 않는 양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6일 횡성군 하반기 정기 인사가 발표됐다.

이번 횡성군의 인사는 민선7기 장신상 군수체제가 들어서면서 단행된 첫 인사라는 것과 10여명에 달하는 5급 사무관 승진을 포함해 총 306명이 승진과 전보, 신규 발령된 가히 ‘역대급’ 인사규모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공직사회와 주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인사였다.

횡성군은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않고 600여 공직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사를 바탕으로 능력 있는 공무원을 발탁”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공직자들의 공감과 공무원의 능력을 인사의 기준과 원칙으로 삼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 불만을 가진 공무원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모두를 만족 시키는 인사는 불가능 한 듯합니다. 여러분이 인사담당자 아니 군수라도....”

“남자가 아닌 여자라서 안 해주고 나보다 한참 늦은 사람이 뒤집고 가서, 누가 봐도 분명 군수 반대편인 사람이 보직도 받고 승진도 하고, 분명 짬밥도 안 되고, 일도 안하고 직원들의 평도 그다지 좋지 못한 사람이 나이가 많다고 특별케이스가 되고, 어느 직렬은 인원에 비해 과장이 많고, 느닷없이 T/F 만들어서 자리 만들어주는 무리수를 두고, 소수직렬을 배려하니 상대적으로 행정직이 불만이고”

인사 발표 후 횡성군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인사 관련 글의 일부이다. 보은인사, 여성공무원 차별, 소수직렬 우대에 따른 행정직들의 불만, 근무평가가 무시된 인사 등 이번 인사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만과 아쉬움이다. 인사권자인 군수는 공감 인사, 능력 위주의 인사였음을 강조했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51%가 만족하면 성공한 인사’라는 말이 있다. 기대와 다른 인사결과에 불만을 가진 공무원이 1%라 해도 ‘모두를 만족시키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사는 아니다’는 평을 피하기 어렵다.

공직인사 때마다 이런 현상들은 반복되고 있다. 왜일까.

흔히 ‘공직인사는 기록사무다’라고 말한다. 공무원 인사기록카드에는 경력, 교육, 포상 등이 체계적으로 기록된다. 공무원 스스로 쌓아온 이 기록을 바탕으로 승진과 보직이 결정돼야 한다. 공정한 인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사의 출발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인사권자와 공무원 모두 공정한 인사의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한 인사의 출발이어야 할 인사기록이 보은과 편가르기의 증거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한 경쟁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리 없다. 이런 현상은 ‘관선’보다는 ‘민선’시대, ‘중앙’보다는 ‘지방공직사회’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횡성의 경우 지난 30년 민선시대 제왕적 군수에 의해 선거공신들에 대한 보은인사, 편 가르기 인사가 일상화돼 인사 파행이 비일비재 했다. 지난 민선6기에 빈번했던 소위 ‘만세공무원’들에 대한 발탁인사가 대표적이다. 인사원칙을 지나치게 무시한 발탁인사의 폐해로 인해 이번 횡성군 정기인사에서도 전임 군수의 총애(?)를 받았던 모 여성사무관의 4급 서기관 승진 여부가 공직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공무원들도 승진을 하고 좋은 보직을 받기 위해 권력 앞에 ‘줄 서기’를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번 ‘역대급’ 인사에서 표출된 인사 불만도 이 같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인식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공직사회나 기업이든 인사가 단행될 때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흔히들 한다.

여기서 인사(人事)는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이고 만사(萬事)는 만 가지의 일, 즉 모든 일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고 하는 것은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횡성군 공직인사가 만사가 되려면 ‘공직인사는 기록사무다’라는 원칙이 바로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군수는 줄 세우지 않고 공무원들은 줄 서지 않는 양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와 같은 인사에 대한 불만과 책임 논쟁이 끝날 수 있을까? 인사가 만사가 되는 횡성군 공직사회를 기대해 본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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