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뒤편
아침 안개 헤집고 밭갈이하는 워낭소리가 들려온다
뚜벅뚜벅 황소의 발걸음 따르는 아버지의 발자국에서도
워낭소리가 운무처럼 들려온다
우직하게 걸어가는 황소
보그레쟁기 어깨로 누르며 우직하게 따라가는 아버지
그 뒤를 따라가는 사래 긴 이랑
황톳빛 먼지까지도 정든 워낭소리로 들려온다
땡볕 내려앉은 비탈밭은 워낭소리 노래방
안개 짙은 날은 유난스레 환한 햇볕이 쏟아지는데
밭 끝머리에서는 신기루 솟아나는데
밭고랑 밭이랑마다 이랴 딸랑 소리 들려온다
멀리 시집 간 막내딸 직장에서
봄이면, 점심 도시락 열 때마다
하늘 들판에서 떨어지는 워낭소리가
들려온다
이장기 |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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