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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사가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고려 명 인물전

기사승인 [0호] 2012.03.28  04: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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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박경철 홍천 지용한옥학교 팀장
   횡성읍을 지나 공근면에서 홍천 동면 방향으로 길을 잡으니 길가 곳곳에 백년은 넘은 듯한  노거수를 볼 수 있었다. 

 풍경 좋게 휘감아 흐르는 내천과 산골의 지형은 누구나 상상해 봄직한 작고 아름다운 시골의 전경을 하고 있다. 볕 좋은 오후 천의 상류를 따라 불영사로 오르는 길은 파트릭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속에 나오는 기분 좋은 산책을 생각나게 했다.

 삼원수골 이라는 조금은 독특한 지명의 마을 길가를 지나며 계곡의 상류로 향하는 논의 한 자락에 오래된 불상과 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대략의 가늠으로도 몇 세기는 됐을법한 풍화의 흔적이 석탑 외질과 색상으로 그 느낌을 전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석탑의 상륜부가 없는 모습과 불전 없이 석탑 옆에 덩그러니 놓인 불상이 조금은 낮 설게 느껴졌다.

 발길을 재촉해 길가의 끝자락에 자리한 불영사에 다다르니 오후의 붉은 햇볕이 맑은 얼굴색을 하신 불영사 주지스님의 모습과 흡사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따듯하게 맞아 주신 주지스님의 녹차 한잔을 마시며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곳이 고려시대 무인·문신 조충의 출생지로 불영사 대웅전 뒤쪽에 자리한 석산 자지봉 아래 바위 동굴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였다.   

 짧은 스님과의 만남은 조충장군의 여흔을 남겼고 일상으로 돌아온 내게 조충장군과 그 3대가족에 얽힌 자료들을 찾아보게 했다.

 <고려사 열전 제 16권>과 <횡성 조씨 족보>에 나타난 조충장군과 그 일가의 이야기, 그리고 삼원수골에 얽힌 사연, 더불어 불영사, 석굴에서 태어난 조충장군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조선시대를 거슬러 올라 고려의 어느 한 시간에 멈춰선 석탑과 석불의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석탑과 석불이 있으니 그 주변에는 전각들이 있었을 것이고 나라의 재상이 3명이나 나왔으니 그 일가를 이루는 마을의 규모 또한 지금과 비길 바 아니었을 것이다. 더욱이 조충 장군이 태어난 석굴은 신성한 공간이 되어 쉽게 근접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사찰 또한 신성시 여겨지는 성역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먹거리로 유명한 횡성군에서 이런 역사적 스토리가 그저 묻혀 있다는 것이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횡성군을 생각하면 이런 역사적 스토리와 함께 고려시대 한 장면을 생각하게 하는 역사적 도시마을일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역사서의 기록과 그 기록을 기반으로 남아 있는 조형의 흔적들은 지금 뿐만 아닌 후세에게 남기고 알려야 할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먹거리와 연계한 역사적 스토리를 역사관광의 프로그램으로 그 흔적을 잘 보존하며 횡성의 자랑거리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박경철 홍천 지용한옥학교 팀장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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