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끝난 지 2주가 넘었지만 총선 결과의 의미를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분분하다. 192 대 108이라는 선거 결과는 이 구도로 4년간 국민의 뜻을 받들라는 명령이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미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의미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다. 이념과 세대, 지역에 기반한 전통적인 선거 공식이 깨진 것이다. 선거 지형의 근본적 틀이 바뀌고 있다. 더 이상 20대를 진보로 단정할 수 없고 60대를 보수로 규정할 수 없다. 서울을 진보 우세로 부산을 정통보수로 여기는 분석 틀도 깨졌다. 서울과 부산 모두 경합지화 되면서, 단지 서울에선 민주당 표가 조금 더 나왔고 부산에선 국민의힘 표가 조금 더 나왔을 뿐이다.
국민의힘의 참패 요인은 이런 선거 지형의 변화를 잘못 파악한 데 있다. 선거 지형의 변화는 유권자 표심의 변화이자 민심의 변화이다. 민심을 잘못 파악하고 선거 승리를 바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보수 강세 지역인 횡성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유상범 후보는 횡성에서 17,305표를 얻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3,477표를 획득하는 데 그쳐 유상범 후보가 획득한 표와 약 4천 표 가량 차이가 났다.
반면 가장 선명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던 조국혁신당은 4,889표를 얻었다. 이것은 횡성 유권자의 상당수가 이른바 지국비조(지역은 국민의힘 비례는 조국혁신당) 투표를 했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념, 세대, 지역에 기반한 선거 지형의 틀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다.
정치의 목적은 권력의 획득이다. 권력을 획득하려면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 민심과 유리된 정치권력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번 총선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총선은 가고 지방선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벌써부터 지선과 관련된 지역 정치인들이 주민들의 입길에 오르내린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민심을 잘 읽고 주민이 부여한 권력을 공동체의 공존번영을 위해 쓰는 올바른 정치를 할 사람이다.
지선에 참여할 뜻을 지닌 지역 정치인들은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선거 지형과 민의의 변화와 의미를 올바로 인식하고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